일이 좀 있어서 출근했다가 퇴근하는 길에..
갑자기 여의도 한번 찍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탄천합수부에서 우회전 하지 않고 여의도쪽으로 좌회전~.
조금 가니 여의도기점 13km라는 팻말이 있습니다. 이정도면 왕복 한시간이면 끊을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토요일이라 그런지 유난히 붐빕니다.
어른 아이 할것없이 기차놀이 하는데 추월할 공간도 없고 가끔 틈이 보이면 죽어라 페달링으로 겨우 추월하면서 한남대교 인근까지 왔습니다.
아까부터 국방색 스페샬라이즈드 타는 총각 뒤를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제 속도와 비슷하고 혼자 달리는건 심심하기도 하고 해서.
모처럼 뻥 뚫린 길이 나와서 좀 밟아볼까 하는데 저 멀리 왠 아주머니 두분이 자전거도로 옆에 서서 열심히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그러다 우리가 거의 다가갈때쯤 해서 길을 살피지도 않고 갑자기 도로로 확 들어옵니다.
전 자전거를 탄채 덤블링이 가능하다는걸 처음 알았습니다..
(딸랑이 울릴 틈도 없이) 앞서 가던 총각이 급브레이크를 잡았으나 역부족. 자전거를 잡은채 좀 미끄러지는듯 하더니 그대로 덤블링으로 한바퀴를 돌았습니다. 앞으로 구를때 마침 자전거 프레임 사이로 얼굴 표정이 보였는데 그 표정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자빠지고.
약 10m 정도 여유를 두고 뒤따르던 저도 급브레이크를 잡았지만 매끄러운 아스팔트에 스키드마크를 그리면서 그대로 넘어져있는 그 총각 자전거 뒷바퀴에 꼬나 박았습니다.
그 충격으로 오른편의 얕은 콘크리트 난간을 넘어서 한강으로 빠질뻔 했으나 마침 클릿이 풀리면서 겨우 중심잡고 정지했습니다.
그때까지 아줌마 두명은 그자리에 멍하니 서있고. 총각은 일어나 앉았는데 팔이며 다리에 피가 줄줄 흐릅니다. 그러고는 저한테 어디 다치지 않았냐고 미안해 합니다.
전 오른쪽 정강이가 약간 피멍이 들었을뿐인데 그 총각을 보니 상처가 장난이 아닙니다.
보다못해 그 아줌마들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도로에 들어서면서 자전거나 뭐가 오는지 안살피면 어쩌냐고. 그러니까 그 아줌마들은 저들끼리 뭐라뭐라 그러면서 저쪽으로 가버립니다. 뭐 이런 경우가..
다행히 그 총각 정신차리고 이것저것 수습을 하길래 저도 다시 여의도 방향으로 출발.
이미 기분은 상해있고 계속 갈까말까 고민하는데 한남대교 지나서 좀 가니 자전거 도로가 끊기더군요. 거기부터는 보행자 전용도로 시작.
길도 잘 모르는데 마침 잘됐다 생각하고 집으로 come back.
성내천 따라서 집으로 오던중. 자전거 전용도로에 다리보수공사 중이었는데 마침 공사 트럭이 서 있습니다.
옆으로 지나칠려는데 트럭이 출발하려고 하길래 약간 주춤거리니 출발하려던 트럭이 다시 길을 막으며 정지.
길이 없어지면서 옆의 풀숲으로 또 자빠링.
아놔 오늘만 벌써 두번쨉니다.
오른쪽 다리만 피멍들고 벗겨지고 그렇게 들어오니 와이프가 놀랍니다. 넘어졌냐고.
오면서 있었던 일 다 얘기해주고.
대충 정리하고 씻을려고, 아들 먼저 목욕 시킬려고 옷벗기는데 좋다고 폴짝폴짝 뛰다가 머리로 제 코에 그대로 헤딩~!
'뿌직' 소리와 함께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코를 감싸쥐고 앉았는데 손가락사이로 피가 줄줄 흐립니다.
와이프 놀라서 코뼈는 괜찮으냐고 물어보는데 만져보니 뼈는 다치지 않은것 같습니다.
오늘 왜이렇게 여기저기 시달리는지.. -_-
정말 힘든 하루였네요.. 휴.
내일은 집에서 조신하게 살림이나 해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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