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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바다

추자도 조행

 

오랜만에 시간을 내서 3월29일 - 4월1일 친구와 추자도 조행을 다녀왔다.

첫날은 저녁 비행기로 내려가서 항구 근처에서 잠만 잤으니 실제로는 2박3일 조행인 셈이다.

토요일 오후에 엄청 막히는 서울시내를 동에서 서로 뚫고 겨우겨우 지나가면서 혹시나 늦으면 어쩌나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비행기 출발이 지연되어 적당한 시간에 도착했다.

숙소는 연안여객터미널 근처의 체크인 호텔을 잡았는데 토요일 숙박에 5만원이니 아주 저렴하다.

시설 수준은 리모델링이 필요한 낙후된 변두리 건물같으나 지나가는 낚시인에겐 아무 문제 없음.

 

일요일 첫배를 타고 추자도 입도.

미리 예약해둔 민박집 여사님이 스타렉스로 마중을 나오셨다.

친구가 몇번 방문했던 집인데 포인트 가깝고 여사님 손맛도 좋아서 강추한 집이라 2박3일을 이곳으로 예약했다.

도착해서 짐을 풀고 곧바로 포인트로 출발.

이번에 새로 구입한 스파이크화를 신었는데 볼이 좁은데다 길들지 않아서 발이 아프다.

절뚝거리며 간신히 도착.

 

첫번째 입질을 받았는데 힘이 얼마나 좋은지 드랙을 계속 풀며 도망을 다니는데 발앞이 여밭이라 어쩌나 걱정을 하는동안 목줄이 쓸렸는지 끊고 도망가버렸다.

 

두번째는 첫번째 못지않게 힘이 좋았으나 겨우겨우 릴링해서 발앞까지 가져왔는데 뜰채도 없고 경사가 심해서 혼자서는 랜딩 불가다.

사이즈는 언뜻보니 8짜 정도.

근처의 친구를 열심히 불렀으나 본인도 낚시에 바쁜듯 나중에 겨우 알아차렸으나 이미 늦은듯, 갯바위 벽에 겨우 걸쳐놓고 맆그립을 가지고 다가가는 도중에 라인을 끊고 탈출 성공.

두마리를 이렇게 보내고 심기 일전 다시 캐스팅.

 

다시 약한 입질을 받았는데 첫번째에 못지않게 힘이 좋아서 계속 드랙을 풀면서 도망간다.

이번에도 친구를 열심히 불렀는데 다행히 좀전의 난리통에 근처에 있어서 내 목소리를 듣고 도와주러 온다.

드랙을 계속 풀며 도망가는 놈과 몇분을 씨름하다 겨우 발앞까지 끌고 왔는데 물속에서 몸을 한번 뒤집는데 보니 허옇고 넙데데한게 넙치농어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조금 더 당기니 헐 감성돔이다.

랜딩에 성공하고 커다란 놈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줄자로 재어보니 울퉁불퉁한 갯바위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5짜는 넘는것 같았다.

1온스 지그헤드 훅이 정확하게 입천정 안쪽에 박혀있고 4인치 웜은 힘을 주고 물어서 몸통이 으깨져 있다. 

스위밍 하는 웜을 정확하게 받아 먹었다는 얘기다. 입술에 설걸렸으면 아마도 털고 도망갔으리라.

끝나고 민박집에 가서 정확하게 재어보기로 하고 꿰미에 꿰어 물속에 살려놨다.

 

 

추자도 입도하고 몇시간도 안되어 첫고기가 올라왔는데 5짜 감성돔이라니.

그것도 농어 지그헤드 채비에.

다음 캐스팅에 5짜 농어가 올라왔는데 좀전에 잡은 감성돔에 비교하면 그냥 고등어 수준? 힘이며 무게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편안한 릴링에 설렁설렁 딸려 온다.

이렇게 첫날 오후 낚시 종료.

 

민박집에 복귀하니 사장님이 깜짝 놀라시며 길이를 정확하게 재어보자고 하신다.

마당에 눕혀놓고 재어보니 56cm 이다.

5짜 초반 사이즈는 가끔 보는데 이렇게 큰 놈은 처음이라고 깜짝 놀라신다.

다같이 폰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좀 쉬고 연안 포인트에 들어가서 미노우를 열심히 던져봤는데 아직까지 얕은 수심엔 들어오지 않은듯 입질이 없다.

민박집으로 철수해서 쉬고 있으니 농어와 감성돔이 사장님이 솜씨로 요리가 되어 저녁상에 올라왔다.

 

 

 

감성돔 회에 기름이 좔좔 흐른다.

사장님이 감성돔을 가져가지 않겠냐고 몇번을 물어보셨는데 차를 가져온게 아니고 비행기를 타고온데다 살려 가기엔 품이 너무 들어가서 그냥 먹겠다고 해서 다같이 푸짐한 저녁상을 들었다.

 

소주 한잔하고 좀 쉬었다 저녁 출조 준비.

여기까지 내려왔으니 볼락 손맛도 봐야지.

연안에 입질이 있긴한데 사이즈가 너무 잘아서 이곳저곳 캐스팅을 해보다가 친구가 봐둔 포인트가 있다며 좀 걸어서 이동.

첫번째 캐스팅부터 뚱뚱한 놈들이 나온다.

 

 

11시까지 횟감(세꼬시감 아님ㅋ) 몇마리 더 잡고 철수.

회로 준비해서 다시 소주 한잔하고 추자도 첫날을 마무리.

 

 

다음날은 일어나려는데 온몸이 천근만근이다.

눈이 떠지질 않아서 이불속에서 좀 더 꿈틀대다 겨우 기상 성공.

준비를 마치고 다시 포인트로 출발.

만 안쪽으로는 입질이 없어서 다시 어제의 포인트로 들어갔다.

열심히 바닥을 박박 긁던 도중에 뭔가 묵직한게 나오는데 아무런 요동이 없다. 뭐지?

 

 

큼지막한 홍해삼이 지그헤드 훅에 주둥이를 정확하게 꿰어서 나온다.

오늘 저녁 안주도 푸짐하겠군.

 

다시 열심히 캐스팅하는데 어제와 비슷한 입질이 몇번 온다.

드랙 계속 풀고 나가서 터지는 일이 몇번 반복이 되고 드디어 한마리 랜딩 성공.

 

롱 캐스팅 후 카운트를 세는데 라인을 끌고 간다. 폴링 도중에 받아 먹은듯.

드랙을 째고 나가는동안 또 친구를 열심히 불렀고 어제와는 달리 얼른 달려와서 랜딩을 도와준다.

겨우겨우 올리고 보니 사이즈와 무게가 엄청나다 이거 혹시 미터급아냐?

 

 

이후 친구가 튼실한 놈들로 몇마리 더 잡아서 물칸이 풍성해졌다.

 

 

무거운 놈들을 힘겹게 들고 민박집으로 복귀하니 사장님이 또한번 놀라시며 길이를 재어보자고 하신다.

 

 

민농어 93cm

어제, 오늘 이틀 연속으로 내 개인기록 갱신이다.

추자도 처음 들어와서 하루에 한번씩 기록을 갱신한 셈이다.

 

마침 이날은 민박집에 단체손님들이 방문한 날인데 저녁식사때 우리가 잡은 고기들로 횟거리와 먹거리가 넘쳐났다.

어제 잡은 감성돔과 홍해삼, 농어에 감성돔 대가리로 끓인 시원한 지리탕까지.

손님들이 고맙다고 술은 같이 계산하신다고 해서 푸짐하게 먹었다.

 

저녁에 다시 볼락 출조를 나가려고 했으나 이러다간 쓰러질것 같아서 오늘은 그냥 푹 쉬기로.

 

 

 

마지막날 다시 포인트에 들어가서 열심히 캐스팅을 했는데 계속 드랙을 치고 나가서 터지는 일의 반복이었고 마지막 랜딩에 털고 나가는 놈도 있고 아수라장이었다.

 

결국 빈손으로 들어와서 짐 정리하고 민박집 여사님이 어제 잡은 농어로 마지막으로 해주신 생선가스 푸짐하게 먹고 배타러 출발.

제주도를 거쳐 다시 서울로.

 

 

 

 

처음 방문한 추자도에서 2박3일동안 어종별 내 개인기록 갱신한 뜻깊은 조행이었다.

왼팔은 손아귀에 힘들 들어가지 않아서 그뒤로 이틀정도 파스를 붙이고 다녔다.

 

조행 내내 9피트 로드에 2500번 릴을 사용했는데 이번에 들고간 릴이 알리에서 테스트삼아 구입한 다이와 엑셀러 스피닝릴이다.

(라인은 바리바스 8합사 1.2호에 목줄은 4호)

왠지 괜찮아보여서 이번에 한번 시험삼아 사용했는데 결과적으로 큰 놈들을 여럿 올렸으니 성능은 검증된 셈이다.

릴링이 부드러웠고 힘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었으며 드랙을 치고 나갈때도 스풀이 부드럽게 잘 작동했다. 

알리발 제품을 이제 우습게 보면 안된다.

 

라인 자체가 약하진 않았지만 갯바위에서 여밭을 앞에 두고 파이팅을 할때는 라인 강도를 좀 더 보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려서 터진게 훨씬 많았으니.

 

추자도는 몇일을 비워야 가능한 조행이라 언제 다시 가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다시 그 포인트에서 캐스팅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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